지난주 수요일의 일 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고 있던 지하철 안에서 갑자기 어떤 여성의 비명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평소 귀에 이어폰을 낀 상태로 노래를 들으며 출퇴근을 하고 있는 제게도 꽤 큰 소리로 들렸으니 이 외의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더 큰 소리였을지 모르는...
어찌됐든 순간적으로 놀라 소리가 난 곳을 보았는데 다른칸으로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위치한 곳에서 가장 가까운 출입문 쪽에 서있던 것으로 보이는 여성 한 분이 황급히 안쪽으로 무언가를 피해 이동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는 이때까지만 해도 저 여성분이 신변의 위협을 느껴 소리를 지르면서 도망친 것이라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몸을 기울여 무슨일이 있었는지 보았는데,
다른 어떤 여성 한 분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와 함께 한 남성분께서 쓰러진 여성분이 더 다치거나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몸을 고정시켜주고 편하게 숨을 쉴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는 모습도 함께 보게 되었습니다.

출입문 옆에 있는 구석쪽으로 쓰려지셨던...
상황을 보고 유추해 보니 처음에 비명을 지른 여성분은 쓰러져 있던 여성분이 어떤 이유에선지 모르겠지만 자기 쪽으로 갑자기 쓰러지게 되자 당황하여 소리를 지른 것으로... 갑자기 누군가 달려드는 느낌이였을테니 그 여성분에게 있어서 정말 깜짝 놀랄만도 한 일이 분명했을 것 입니다.
아마 이런 상황을 저도 모르게 1~2분 정도 멍하니 지켜봤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순간 떠오른 생각이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것 이였는데 머릿속에 두 가지가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바로 119와 지하철 관제센터였던 것이죠. 순간 어느곳에 연락을 하는게 나을까 고민을 했는데 아무래도 관제센터가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지하철 출입문에는 대부분 차량 번호와 관제센터의 연락처가 적힌 종이가 붙어있습니다. 즉, 관제센터에 연락을 취하면 현재 상황에 대해서 알려주고 차량번호만 얘기하면 이후의 처리는 다 알아서 해 줄 것 같았기 때문인데 119도 상황 설명을 하면 되겠지만 아무래도 지하철 이라는 특성상 관제센터가 더...
이렇게 짧은 고민을 끝내고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누르려는 찰나 다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그쪽을 보았는데 다행스럽게 쓰러지셨던 여성분이 깨어나서 노약자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다시 연락을 취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었는데 일단 일어나셨으니 괜찮을것이라는 생각에 연락을 취하지는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앞으로 도착하게 될 역에서 내리실려고 하는 것인지 지하철이 다음역 승강장에 들어서자 출입문쪽으로 나오시더라는...
결국 도착한 역에서 그 여성분은 내리셨고 승강장 안쪽에 비치된 벤치에 앉는 모습을 지하철이 정차하는 동안 보게 되었는데 다시 지하철이 출발하려는 때 배쪽을 만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즉, 한 손은 머리를 다른 한 손은 배를 쓰다듬는... 아마 임산부이셨던 것 같습니다. 임신중에는 빈혈이 올 수 있는데 순간 그런 것으로 인해 잠시 정신을 잃고 쓰려지셨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구요.
그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 저분이 자리에만 앉아 있었더라면(비록 바닥에 쓰러졌어도 다친 곳어 다행이기는 했지만...) 자칫 위험한 상황이 될 뻔한 일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제가 잘못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지막이 생기는 미안함은 무엇인지... (출근길 사람이 많아서 좌석이 많은 안쪽까지 못 들어오시고 아마 출입문 근처에 서 계셨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 '임산부에게 자리 양보'와 관련한 글을 올렸던 적이 있는데 그때와 비슷한 상황은 아니라 할지라도 다시 한번 그 때의 상황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제 경우 자리에 앉았을 때 앞에 서 계신 분이 임산부인지 아닌지 구분을 잘 못하는 편입니다. 물론 배가 많이 부른 상태라면 구분이 되겠지만 그전의 모습으로는... 그래서 그런지 실제로 한번은 앞에서 배를 만지시는 분이 있어 임산부라 생각하고 자리를 양보하기 위해 '혹시 임산부세요?'라고 물었던 적이 있는데 결국 아니여서 서로 당황했었던 일도 있습니다. 그분께는 어쩌면 큰 실례가 됐을 수 있으니까요. ㅜㅜ.
제가 알기로 임산부임을 알리는 배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보건소에서 나누어 주거나 지하철역 매표소에서 산모수첩을 보여주면 준다는 내용이 검색 되었습니다.

* 왼쪽 이미지 - 왼쪽이 가방고리, 오른쪽이 배지.
오른쪽 이미지 - 가방에 고리형태의 것을 단 모습. (오른쪽 이미지의 출처 - 도전!신혼살림)
하지만 보다 더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다산 콜센터(120)에 전화를 걸어 물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현재 산부인과에서 임신 8주가 지난 경우 나누어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는 답변을 받았는데 이런 부분을 참고하시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할 때 배지를 착용하여 알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임산부임을 알리는 것이 결코 창피한 일도 아니고 무엇보다 뱃속의 아이와 산모 자신을 위해 이런 상황에서 누구보다 충분히 편해져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아마 저 말고 다른분들도 비슷할 것이라 생각되니 괜한 눈치 안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쓰러지셨던 그 여성분 후로 별 탈 없으셨기를 바랍니다.
- 트위터에 올린 메세지를 보니 목요일의 일 이였는데 요일을 수요일로 잘못 적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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